서울의 한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고려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와 도자기 등 유물이 발견됐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려시대 유적 발견 소식과 문화재청의 의견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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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유적 발견
건물의 기초가 되는 축대, 기단(건축물의 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다음에 터보다 한층 높게 쌓은 단) 등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과거 어떤 용도로 쓰였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20일 학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신영동에 있는 한 도시형 생활주택 신축 부지에서 문화재위원회 산하 매장문화재 분과 위원 등이 참석하는 전문가 검토 회의를 열였습니다.
해당 부지는 당초 주차장으로 이용됐으나, 공사를 앞두고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발굴 조사에서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청 되는 건물지 흔적이 잇달아 확인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승안 3년'이라고 새겨진 기와 조각과 청자 조각, 도기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고려시대 유적인 이유
승안 3년은 1198년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고려시대 유물인 송자청 묘지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송자청은 지금의 평안북도 안주 출신의 인물로, 그의 묘지명에는 승안 3년인 1198년 겨울 병으로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현장 상황을 잘 아는 전문가는 '승안 3년'이라고 새겨진 기와가 나온 만큼 당신 건물이 있었던 단서로 볼 수 있다며 해당 유적이 고려시대에 조성됐을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문화재청의 의견
문화재청과 전문가들은 이런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의 자취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한자리에서 온전히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구원에 따르면 현장의 서쪽 권역에서는 건물지가 최소 3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이 중 한 곳은 남아있는 자취로 볼 때 길이가 20m, 너비가 5.5m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문가 검토 결과, 고려 중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단, 석축 등을 토대로 볼 때 이 정도 규모의 고려시대 관련 건물지가 서울에서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이곳이 공적 건물로 쓰였을 가능성에 초점에 두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추후 전문가 검토를 거쳐 유적의 성격을 규명한 뒤 현장 관계자, 관할 지자체 등과 함께 보호 조치 및 보존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